나주영상테마파크(고구려 궁)과 남도의병박물관 조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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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영상테마파크(고구려 궁)과 남도의병박물관 조성의
  • 영산강닷컴
  • 승인 2024.02.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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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김남철(나주역사교육연구회장)
김남철(나주역사교육연구회장)
김남철(나주역사교육연구회장)

 

푸른용 갑진년의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다.

연초에 누구나 새해 덕담을 주고받으며 올 한해의 희망과 비전을 갖는다. 국제정세의 엄혹함과 정치적으로 음습한 시대를 건너는 시민들의 마음은 용용한 한해를 기원하고 있다. 정말이지 모든 국민들이 작은 일상에서 행복했으면 싶다.

설 연휴를 맞이하여 고향 선상에 계시는 조상님들에게 성묘를 했다.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드들강 솔밭 유원지에서 망중한의 여유를 갖는다. 마침 안성현 노래비에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참이나 안성현이 작곡한 노래를 들으며, 드들강이 흘러 영산강에 이르고 남도의 젖줄이 된 영산강의 풍경을 그려본다. 오죽했으면 남도인들은 영산강 문화권이라 불렀을까.

최근 나주영상테마파크, 즉 고구령 궁의 철거를 두고 지자체와 시민들과 팽팽한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현재 고구령 궁이라 불리는 공산면에 위치한 영상테마파크는 주몽 드라마 세트장으로 시작했다. 드라마 <주몽>은 성공하였고, 이후에 다양한 형태로 국내외에 방영되고 있다.

덕분에 나주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소가 되었다. 17년 동안 영상테마파크를 찾아온 관광객의 누적수는 천만명은 넘었다.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의 세트장으로 역할을 다해왔고, 한때는 나주시가 관광 추천지로 소개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지금도 검색을 하면 영상테마파크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디서도 구경할 수 없는 <삼족오, 고구려 궁, 부여궁> 등을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해왔다.

2007년 137억 원을 들여 조성한 나주영상테마파크는 단순한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이 아닌 고구려 건국 역사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영상 전문 테마공원이었다.

이곳은 애초 고구려 신라 백제 등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위한 오픈 세트이자 삼국시대 민속촌으로 기획 건립됐다. 기와집과 저잣거리, 성곽까지 옛시대를 재현했다. 드라마와 영화 등 21개 작품의 촬영장으로 활용되고, 지난 2022년 기준 한해 3만여 명이 방문했다.

특히 지난 2006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주몽'의 주 촬영장으로 활용되면서 일약 신흥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드라마 주몽으로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한 해 수백만 명이 몰려오기도 했다.

한창 붐빌 때는 수㎞의 자동차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드라마 기획사 관계자들은 "전국 어디를 가도 삼국시대를 촬영할 수 있는 이만한 시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오죽했으면 나주대학을 고구려대학으로 개명을 했고, 지금도 나주 시내는 주몽 택시가 돌아다닌다. 그만큼 부여궁, 고구려 궁, 신전을 위시한 영상테마파크는 나주에 강렬한 인상과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그런데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영상테마파크>를 철거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2023년 6월 어느날이었다. 왜 철거한다는 건지 이유가 궁금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했으나 제대로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 막연하게 <남도의병박물관>을 건립해야 하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소식이 난무했다.

그래도 지역에서 30년 넘게 역사교사로로 지역사를 가르켜 왔고, 나름 나주 관련 자료도 개발하고 교육하고 홍보해 왔는데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이럴 수는 없었다.

그것은 매년 전국에서 나주로 찾아온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안내하고 설명해 왔다. 영상테마파크의 부여궁, 고구려 궁, 신전을 안내하며 내려다본 영산강의 풍경은 전국의 어디보다 멋지고 아름다웠다.

고구려인의 기상과 다야뜰에 달리던 말의 포효소리, 한반도의 가장 활발하고 기운찬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지금도 드라마 <주몽>은 중국은 물론이고 아랍권까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지 않은가.

그 공간에 <남도의병박물관>이 들어서게 되었다. 원래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 계획으로 시작된 그 프로그램은 이후 남도의병박물관으로 추진되었다.

이유야 어찌하든 남도의 의병활동의 중심지였던 나주에 의병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잘한 일이다. 백천간두 풍전등화의 나라 앞에 사생취의 정신으로 의롭게 일어선 의병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은 응당 해야 할 일이다. 하여, 나주시민은 물론이고 출향민들이 대동단결하여 남도의병박물관 유치 활동을 했다.

그리고 나주는 남도의병박물관의 건립 부지로 선정되었다. 경쟁했던 지역에 죄송한 일이지만 나주 출신으로 감개무량했다. 나름 남도의병박물관이 나주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지역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역사를 전공하고 지역에서 역사교사로 30여년간 근무하면서 지역사의 의기와 정기를 바로세우는 일에 기여했다는 자부심 또한 컸다.

전남 나주영상테마파크 철거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나주시는 건축물 안전과 관광객 감소 등을 이유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반복한다. 그런데 그것은 거짓말이었고, 시민을 속이는 것이었다.

나주시의 설명은 시설을 관리하는 데 연평균 5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데다 건물도 점차 노후화돼 안전을 위협하는데, 뾰족한 활성화 방안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고, 철거를 전제로 전혀 관리를 하지 않은 나주시의 변명이다.

나주시는 한발 나아가 지난해 말까지 의병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장물 부분 철거공사를 마쳤으며, 그리고 고구려 궁을 제외한 시설은 이미 철거해 버렸다.

입구에는 '공사 중 출입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삼족오의 비상'이라는 커다란 조형물이 서 있었고 송일국, 한혜진, 전광렬, 이계인, 진희경, 최정원, 정진영, 김정화, 오윤아 등 그동안 이곳에서 영화를 찍었던 주연배우들의 핸드 프린팅과 출연 사진이 붙어 있던 스타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철거를 주장하는 이유로 건물의 안전진단의 검사 결과였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고구려 궁의 안전진단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안전진단 검사 등급이 오락가락이었다. 그에 대한 해명 또한 궁색하다. 전문가의 입장은 안전진단에는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었다.

그렇다면 무슨 내막이 있거나 속사정이 있을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거액을 투자하여 반영구적으로 조성했던 고구려 궁을 17년 만에 다시 거액을 들여 철거한다는 자기모순의 나주시를 신뢰할 수 없다. 더구나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은 지역자치의 행정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답답해서 부랴부랴 <고구려 궁 살리기 시민대책위>를 꾸렸고, 거기에 참여했다. 나주시장의 면담을 했고, 관련 공무원들을 만났다.

그런데 나주시는 현재 고구려 궁의 존치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고 말한다. 먼저 공정하고 객관적인 안전진단 검사부터 제대로 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당연 철거에 반대하지 않는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남도의병박물관> 조성이 제대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남도의병박물관 부지는 약 11만 평에 의병박물관 건축 연면적은 2100평이라고 한다. 2층으로 지을 경우 단면적은 1000평에 불과하다. 전체 부지 면적의 1%가 되지 않는다. 1000평의 의병박물관을 짓기 위해 30억원의 철거비를 들여 4만 평의 영상테마파크에 있는 크고 작은 100여 개 건축물 대부분을 부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에 맞지 않다.

그럼에도 이미 모두 철거된 상태다.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동부여와 고구려의 건축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다. 이제 덜렁 고구령 궁만 남아 있다. 이 남한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고구려 궁을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문화체험 공간으로 만들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을 제안한다.

<남도의병박물관>은 구국의 충혼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남도의병박물관에 들러서 남도의 의로움과 당당함을 추모하고 확인하는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단순히 건물을 보러오는 것이 아니다.

하여, 이천년역사문화의 중심이었던 나주의 고대문화와 고구려, 고려, 그리고 조선의 문화가 공존하는 역사공원을 더 선호한다. 더구나 영상테마파크의 이미지와 인상이 젊은 관광객을 오게 하는 흡인력이다.

나주시 관계자가 그랬다고 한다. "한때는 대표 관광 명소였지만 오랜 침체기가 지속돼 왔던 영상테마파크가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 조화를 이뤄 새로운 관광 명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공무원들의 무능과 무대책을 보여주는 것이다. 침체했던 적이 없었던 것을 찾아온 관광객 수가 대변해 준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꾸준히 관광객이 왔다. 그리고 안전성은 매년 탐방객들과 찾았던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데 갑자기 방치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차후에 똑똑히 물어 기록에 남길 것이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없는 것도 만들어 보려고 역사소설에 한 줄을 근거로 역사체험공간을 만드는 여러 지차체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 천만 이상이 찾아온 영상테마파크를 철거했으니 오호통재로다. 철거한 영상테마파크를 찾았을 때 ‘출입금지’를 알리는 것이 나주시 500만 관광계획이 ‘날리면’이 될 것 같아 아프고 아리다.

이제라도 나주영상테마파크 <고구려 궁>을 존치하여 남도의병박물관과 시너지를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

이참에 이천년역사문화도시 나주의 역사문화관광 벨트화를 조성하자. 고대문화 국립나주박물관과 복암전시관의 마한과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의 2대 도시 나주의 팔관회, 그리고 조선의 읍성문화, 근대의 남도의병, 일제강점기의 항일독립운동, 현대의 민권운동을 아우르는 남도역사문화 일번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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