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정의의 고장, 남평이야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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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정의의 고장, 남평이야기 - 2
  • 영산강닷컴 정문찬기자
  • 승인 2023.06.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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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철(나주역사교육연구회장)

 

 

남평의 고고유적

김남철(나주역사교육연구회장)

 

 

현재의 남평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다라 남평군의 12개면이 5개면으로 페합되어 나주군에 편제되는 과정에서 남평면이 되었다. 남평군에 속했던 현재의 나주시 다도면과 봉황면, 금천면, 산포면 지역은 각자의 행정구역으로 남게 되었다. 남평은 그 이후 1995년에 남평읍으로 승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흔히 남평을 이야기하면 현재의 남평읍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행정구역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경되어왔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를 말할 때는 시대 구분이 필요하다. 고대부터 근대, 그리고 일제 강점기였던 1914년까지는 남평은 남도에서 교통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영산강의 남쪽 시원인 드들강(지석강)이 감싸고 돌아 남에서 북으로 역류하여 나주에서 영산강과 합류하여 유유히 나주평야를 끼고 흐른다. 일찍이 남도의 젖줄 영산강은 지금의 화순 쌍산계곡에서 발원하여 남평읍에 역사와 문화를 남기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남평의 고고유적은 남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구석기 유물로 소형 반달돌칼(반월형석도)이 출토되었고, 일찍이 농사를 지은 구석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남평현 지역이었던 현재의 금천면 촌곡리에 움집터(수혈주거지)가 발굴되었다. 이 움집터는 남북방향을 이루는 구릉 정상부와 서쪽 사면에 14기가 있는데, 남한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는 청동기 시대의 특징적인 주거문화로서 주거지 중앙부에 타원형 구멍과 중심주공을 갖추고 있다.

 

남평의 고인돌(지석묘)은 나주시의 산재한 1171,029기 중에서 430기가 있다. 남평읍 노동리 하노동마을 고인돌은 모두 26기가 있다. 장방형 모양으로 아주 잘 정재되어 있으며 남방식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교원리 향교마을에 3, 남석리 상남마을에 2기가 있다.

 

남평의 유물산포지는 주거지나 유물포함층이 위치하였던 곳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토양의 유실이나 경작에 의해서 지표면에 유물이 노출된 것을 의미하는데, 우산리와 풍림리에 위치해 있다. 우산리에서는 야산을 개간한 옥수수 밭에서 회청색경질토기편과 적갈색타날문토기편이 수집되었고, 풍림리에서는 구연부편을 비롯하여 다수의 회청색경질토기편이 수습되었다.

 

남평의 고분은 일정한 형식을 갖춘 한정된 시대의 지배층의 무덤을 뜻하는 것으로 남석리 상남고분은 지석천과 상남석마을 사이의 평야지대에 위치한다. 남석리 고분은 삼국시대의 것으로 원형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주변에 고인돌과 민묘가 있다. 평산리 어전고분은 마을 입구의 작은 야산에 원형으로 위치해 있는데, 고분의 정상부에는 도굴 구멍이 있어 유물이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남평의 가마터(요지)는 토기가 도자기를 구워내던 가마터로 나주지역은 오랫동안 전라도의 중심으로 성장해 오면서 많은 도자 가마터를 남겼는데, 분청자 가마터 2곳과 백자 가마터 1, 기와 가마터 1곳이 있다. 분청자 가마터인 우산리 안심마을 요지는 15세기 전후의 것으로 추정된다. 풍림리 죽림마을 가마터는 죽림사 근처에 분장으로 분청사기와 기와 가마터 역할을 담당했다. 광촌리 신촌마을 사그점골 백자 가마터는 18세기까지 백자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남평의 고고유적은 구석기 시대부터 드들강을 따라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었음을 고인돌, 고분, 가마터의 유적이 보여주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순의 고인돌은 드들강의 지류인 대초천의 경계로 나누지만 남평의 고고유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국보 청동검은 남평에서 가까운 화순 대곡리에서 출토되었다. 남평에서 능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아름드리 당산나무가 있는 곳이다. 유물 유적이 국보로 지정되어 관리되는 것은 그만큼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근대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할 때는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이해하는 협소함을 벗어나 당시의 유물과 유적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역사를 제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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