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의 기본원리 사목지신(徙木之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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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치의 기본원리 사목지신(徙木之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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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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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치의 기본원리
사목지신(徙木之信)
사기 상군열전(商君列傳)에 진나라의 정치가인 상앙의 법령 시행에 관한 일화(逸話)가 실려 있다. 그 내용인즉, 상앙은 새로운 법을 정하였으나 백성이 이를 믿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고심 끝에 상앙은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에 세우고는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10냥의 상금을 주겠다고 포고했다. 그러나 백성은 “저렇게 쉬운 일을 해도 상금을 준다니..”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그 누구도 옮기지 않았다. 상앙이 다시 50냥의 상금을 내걸자, 한 사람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북문으로 옮겼다. 상앙은 그 사람에게 즉시, 상금을 주어 거짓이 아님을 내보였다. 이 일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敎訓)을 일깨워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나무를 옮기는 믿음(徙木之信)’이라는 뜻으로, 백성에 대한 위정자의 신의를 이르는 것이다.
금차, 나주 신도산단에 들어서는 폐기물처리시설인 열병합발전소 소각장문제로 주민들의 항의와 반대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곧 나주시 행정의 우둔한 판단이 밀실행정의 양상으로 추진하였기에 결국 나주시민으로 하여금, 추진행정에 대한 변곡점(變曲點)을 불러온 것이다. 정부에서 줄기차게 추진하는 자원순환사회란 쓰고 남은 쓰레기를 태워서 발전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하책(下策)의 자원재이용이다. 진실한 자원순환(自然循環)이란, 대대로 물려받은 천혜의 환경과 자원을 훼손없이 더 보강하여 풍성하게 하고, 그 땅에 발 딛고 사는 민초들에게 풍성함이 베풀어져서, 그 힘으로 민초들은 환경과 자원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쓰레기를 태워 몇백억의 이익을 얻는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이익 일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나주시 행정이 민심의 외면을 받는다면 결코 생존하지 못한다. 타 지역은 지자체마다 환경유해성 민원을 우려하여 폐기물을 외부 처리하는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나주시에서는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타 지자체의 폐기물을 받아들여가면서까지, 신도산단에서 폐기물연료를 소각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연, 나주시와 사업당사자는 향후 시민의 공의를 어떻게 수렴하고 해결할 것인가.
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했다.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법이다.
친환경 빛가람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입주, 청정 수변을 자랑하는 강변도시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서라도, 지역난방공사가 진행하는 쓰레기소각발전은 중지해야 할 것이다. 정히 지역난방공사가 발전시설을 할 계획이면, 나주시의 이러한 도시특성에 맞게 청정LNG라든지 시민의 명분과 공감, 행정과 시정책의 테두리에 모두 들어오는 대안에 맞춰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행정이 주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그들의 바람대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을 추진함에 있어 원칙을 지키면서 늘 변화하려는 태도가 바로 행정의 올바른 정체성을 만든다. 민심 향방의 대세를 몇몇단체를 이용해서 역행(逆行)하려 든다면, 결국 나주시는 명분(名分)을 잃고, 그 존재가치(存在價値)는 상실할 것이다.
네덜란드 인문주의 신학자 에라스뮈스는 ‘어리석음의 찬미’라는 책에서 그리스 비극시인 에우리피데스의 말을 소개했다.「인간은 두 개의 혀를 가졌다. 하나는 진실을 말하는 혀, 또 하나는 상황에 따라 말하는 혀로 사실관계는 안중에도 없다」란 말이다.
신도산단 폐기물처리시설과 관련해서 나주시장은 “광주광역시 폐기물연료(RDF)를 받아들이는데 동의한 적이 없으며, 만약 지역난방공사에서 이를 반입할 경우에 가동을 중지시키겠다”는 의사를 언론 등을 통해 표명했다. 그러나 나주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열렸던 ‘사업추진보고 설명회’에서 나주시의원이 증거로 제출한 국정감사자료 중, 지역난방공사에서 국회에 올린 사업보고서에는「광주광역시의 폐기물고형연료를 나주로 들여오기 위해 광주전처리시설 사업추진공모에 입찰을 했다」고 밝혔다. 바로 지역민들이 염려하는 한 부분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임성훈 나주시장은 자신이 언론을 통해 약속한말을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 사목지신(徙木之信)의 고사성어가 나주시정을 추진함에 있어 좋은 정치의 기본원리를 되새기는 전기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데스크칼럼 /한형철 편집국장
 
-영산강닷컴 정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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