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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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역지사지(易地思之)
  • 관리자
  • 승인 2013.09.0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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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중국 고사(故事)에 나온 관중과 포숙의 우정 이야기다. 관중(?~645 B·C)은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사람으로 노자(老子)와 비슷한 사상을 가진 정치가로서 주로 국민을 위한 경제정책을 논한 법가(法家)이기도 했다. 포숙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록이 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에게서 수없이 들은 이야기다. 본래의 내용은 관중과 포숙의 정치 비사(秘史)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정치 비사가 아닌 내가 알아듣기 쉬운 비유법으로 이야기를 해주셨다.「관중과 포숙이 똑같은 자본금을 투자하여 이익금을 나눌 때 관중은 늘 30%만 가지고, 포숙에게는 70%를 줬다고 한다. 포숙이 이상히 여겨 “똑같은 투자에 이익금 배분도 똑같이 나눠야 할 텐데 왜 너는 적고 나에게는 더 많은 이익금을 주느냐”고 물었더니, 관중이 말하기를 “나는 가족이 적고 너는 나보다 가족이 배가 더 많으니 아무리 똑같은 투자를 했을지라도 친구라면 당연히 네가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포숙의 자존심을 위로했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이어서인지 아버지의 말씀을 얼른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관중과 포숙의 우정에 대한 아버지의 말씀이야말로 사회과학이자, 진정한 친구의 우정을 <역지사지>의 큰 지혜로 가르쳐주신 인성교육이었고, 오늘의 내 삶에 큰 지표가 되고 있다.
작금,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측정, 발표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거의 꼴찌이고 점수로도 60점을 넘지 못한 낙제점 수준이라고 한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선진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의 큰 위기(IMF)를 예견했다고 한다. 그 하나의 예로 갑작스러운 부동산 투기 등으로 졸부(?)들의 군웅할거가, 생산성 재투자는 하지 않고 오직, 향락소비의 물질만능주의가 그들의 행복지수였기 때문이다.
도덕과 윤리가 실종되고 오직 물질재화와 이기주의가 오늘날의 경제지표가 되고 있다. 그 졸부들이 한 번 만이라도 남을 위해 관중과 포숙의 <역지사지>를 생각했더라면 그것이 곧 인간지표가 되어 진정한 행복지수의 표본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 생각해본다.
Noblesse Oblige(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이 있다. 원래의 뜻은 약간 다르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국민이나 사회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리는 명예(노블리스)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 저명인사나 소위 상류계층의 병역기피, 뇌물수수, 탈세, 부동산투기 등이 매우 오래된 병폐로 잔존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1,674억 원은 지금까지 무려 16년을 버텨오고 있다가,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전두환일가의 주변인을 구속하는 등 검찰의 수사가 적극성을 띄며 압박을 가해오자 이제서야 자진 납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참으로 너무나도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조선 정조대왕 당시 흉년으로 인한 기근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으로 쌀을 사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던, 거상 김만덕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역사적 사례도 있다. 그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제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격언도 있다. 바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생각을 바꾸어 나가야 할 때다.
거상 김만덕처럼은 아니어도, 최소한 나보다 약한 상대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도덕성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내가 권력을 얻었다면 그 권력을 맡긴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국민을 위한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사회 지도층으로서 진정한 도덕적 의무가 무엇인지 그 참뜻을 다시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데스크칼럼 편집국장 한형철 (나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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