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군의 살신성인(殺身成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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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군의 살신성인(殺身成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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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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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 한형철 편집국장
 
이준형군의 살신성인(殺身成仁)
 
지난 7월30일 오후1시경, 서울 방화대교 공사현장에서 중장비로 인해 다리 상판이 무너져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로 7명 근로자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일어난지 불과 보름만에, 다리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인재, 관재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를 발생한 후에야 안전에 관해 다시 재정비(?)하는 잘못된 관행은 그동안 우리나라 곳곳에서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볼 수 있었던 안전불감증의 중독증세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병폐에 자신의 목숨으로 경고를 보내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사고가 얼마 전 발생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참사였다.
지난 7월18일 오후 5시 경, 충남 태안군 안면도읍 백사장 해수욕장에서 공주사대부고 200여명의 학생들이 (사설)해병대 캠프 해양훈련을 하다가 5명의 학생들이 물에 빠져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 5명 가운데 2학년 이준형군의 죽음은 우리들에게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넘어 큰 감동을 주고있다. 같은 반 급우인 김유종군이 갯벌에 빠져 거센 파도에 휩쓸려 바닷속으로 떠밀려 가고 있을때, 이준형군이 파도속으로 뛰어들어 김유종군을 해안가 쪽으로 끌어당겨 놓고 자신은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려 바닷속으로 파묻혔다고 한다. 해병대 캠프 교관들도 해내지 못한 생명의 존귀함을 죽음으로 실천한 학생이다. 이준형군의 죽음은 곧 <살신성인>의 숭고한 정신이자 "휴머니즘"의 극치였다.
도덕과 윤리가 실종되고 인정이 메마른 지금세상에 너무나도 거룩하고 큰 희생이 아닐 수 없다. 옛 고사(故事)에 관포지교(管鮑之交), 문경지교(刎頸之交)등 친구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마음을 주고받은 정신적인 우정들이었지 자기의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친구를 살리는 우정은 많지가 않다.
인간의 본성(本性)은 양태성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성선설((性善說)이요, 또 하나는 성악설([性惡說)이다.
맹자(孟子)가 주창한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는 학설과, 순자(荀子)가 주창한 사람의 본성은
이기적(利己的)이고 악하다고 보는 학설이다. 두 학설 모두 인간의 본성임에는 틀림이 없다.
인간세계에는 정신적인 아름다움이 있는가 하면 경제적인 삶의 경쟁이 있기 마련이다.
경쟁은 곧 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기적인 경쟁보다는 착한 마음이 더 클 때 우리들에겐
아름다운 정(情)이 흐르면서 <인(仁)>을 갖게 된다. 혹자는 <살신성인>을 용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제아무리 용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 근본이 착하지 않고는 용기를 쉽게 행할 수가 없다.
바로, 우리 인간에겐 성악설보다도 성선설의 본성이 더 크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태안캠프 사고가 더욱 가슴 아픈 건 예고된 인재였다고 한다. 교관들 중에는 무자격자가 있었는가 하면, 사고 당시 교사들은 현장에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해수욕장 운영위원회에서 파도가 심하니 해양훈련을 중단하라고 경고까지 했다고 한다. 도대체가 인재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도 무지한 사고였다.
장차 미래의 희망들인 청소년 학생들의 고귀한 생명을 어떻게 그렇게도 소홀히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분노가 유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비통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너무나도 의식적이고, 도식적인 이야기다. 국민들은 오랜 (도로아미타불)행정에 면역이 아닌 중독이 되어 있다. 더 이상 제반, 안정불감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관행적이 아닌 초강도의 강력한 책임자 처벌은 물론, 관리 감독관들의 진정한 준법정신이 실천되어야 한다.
이번 노량진 수몰사고, 그리고 태안 캠프사고를 계기로 대통령께서 앞으로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하여, 국민 안전에 문제가 발생 할 시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문책하겠다는 경고를 했다. 제발 그 경고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행이도 우리 지구촌 사회속에는 이준형군의 <살신성인>과도 같은 유사한 사례가 가끔 생기곤 한다.
지하철 역에서, 달려오는 전동차에 몸을 날려 인명을 구조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재일교포가 역시 전동차에 몸을 날려 국적을 초월한 일본인을 구조한 사례, 그리고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 착륙사고 때 승무원들의 목숨을 내건 희생정신으로 수 백명의 승객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킨 사례등은 단순한 용기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인간이기때문에 할 수가 있었고, 인간이기때문에 해야만 했던 "휴머니즘"의 극치였다.
그래서 이준형군의 죽음은 어떠한 경고보다도 더 강하고, 인간의 가장 숭고하고 거룩한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
삼가, 이준형군을 비롯한 다섯 학생들의 명복을 빌면서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다
나주뉴스기사제공
 
-영산강닷컴 한형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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